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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독서노트] 잘되는 집들의 비밀 (정희숙)

by 리더라이터 2024. 3. 22.

부와 운을 부르는 공간과 삶에 관한 이야기

 

정리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정리를 하는 데 필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관심이다. 정리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을 위한 작은 팁 세 가지를 알려주려고 한다.
 
첫 번째는 '원씽 One Thing'이다. 매일 한 개의 물건이나 아이템을 정리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서류, 오래된 식재료, 안 입는 옷 등 무엇이든 좋지만 특히 권하는 것은 일회용품을 바로 처리하는 것이다. 쓰지 않을 일회용품은 아예 받지 않거나, 습관적으로 받아온 물건이 있다면 오늘 안에 처리해 보자. 
 
 두 번째는 '3분 정리'를 실천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이나 저녁, 시간을 정해서 3분 동안 주변을 정리하고 정돈하는 습관을 만들어보자. 3분 동안 부담 없이 서랍 한 칸을 정리하거나 책상을 정돈하는 등 작은 공간부터 시작하면, 조금씩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세 번째는 'DIY 프로젝트와 연결'하는 것이다. 정리하고자 하는 공간을 예쁘게 꾸미거나 변형을 시도해 보자. 예를 들어, 책상 정리를 하면서 동시에 색상을 조합해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활용한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 세가지 팁의 공통점은 시작은 무조건 작게 하라는 것이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

 정리의 시작인 물건을 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버리기에만 매달리면 정작 중요한 핵심을 놓치고 만다. 무작정 물건을 버리면 어떤 일이 생길까? 공간을 비워낸 만큼 채워 넣게 된다. 버린 물건을 대신해 새로운 물건을 사고, 산 물건을 또 버리고 다른 물건을 사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정리'라는 명목하에 버리고 사는 일을 되풀이하는 이상한 현상이 생긴다고나할까. 정리가 삶을 바꾸기는커녕 물건만 바꾸는 셈이다. 물론 새로 산 물건의 가격만큼 지불해야 하는 카드값도 바뀌고, 통장의 잔고도 바뀐다. 
 
 기술적으로 보면, 정리는 모으고 나누는 행위이다. 대항목에서 소항목으로 분류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때 유념해야 하는 것은 나누는 데 몰두해서 불편하게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이다. 생활하기 편리하고 좋은 물건을 자주 쓰고, 소중한 물건을 아끼며 쓰기 위해 정리를 하는 것이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보관하고, 연관성이 높은 물건들끼리 모아두는 게 좋다.
 버릴 물건을 고르는 게 어렵다면, 남길 물건에 집중해서 골라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필요하고 유용한 물건은 남겨두고, 사용하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물건은 과감하게 버리는 편이다. 물론 나에게도 감정적으로 소중한 물건들이 있다. 그것은 따로 보관해 둔다. 만약 그 양이 지나치게 늘어난다면 다시 정리에 나선다.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고 대표성을 띤 물건을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는 방식이다.
 
 

공간의 가치를 생각하다

 물건을 신중하게 고르다 보니 불필요한 물건들을 사지 않게 되었다. 적은 수의 물건을 소중히 쓰는 게 좋았다. 기능과 가치를 꼼꼼하게 따져 구입한 물건은 10년 넘게쓴다. 
 자연광은 활력을 불어넣고, 조명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연광과 조명을 신중하게 고려해서 쾌적하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공간을 만들어내는 요소는 물건처럼 눈에 보이는것뿐만 아니라 적절한 빛, 적당한 온도, 상쾌한 공기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큰 역할을 한다.
 

 

 

부자들의 옷장에 대한 환상

 주기적으로 옷장을 정리하며 불필요한 옷을 버리고 실용적이고 품질 좋은 옷을 보다 적게 보유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했다. 옷은 수단일 뿐, 이를 통해 더욱 깔끔하게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최종 목표인 것이다. 오히려 과도하게 옷이 많은 부자들은 드물었다. 평범한 품질의 옷을 열 벌 살 돈으로 좋은 옷 한 벌을 산다고나 할까. 자신에게 잘 어울릴 만한 옷을 고심해서 최소한으로 산 뒤 옷이 숨을 쉴 수 있도록 옷장 속 공간을 넉넉하게 비워 두었다.
 
 첫 번째로 할 일은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아무리 큰 옷장이라도 옷이 많으면 빽빽하게 채워지고 그 순간 질서를 잃는다. 옷을 정리하는 일이 옷을 잘 걸거나 접는 것을 넘어서 정돈된 공간을 추구하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나에게 잘 어울리는 옷, 품질이 좋은 옷, 언제 입어도 마음에 드는 옷만 보관함으로써 옷장 안의 공간과 집의 공간은 물론 내 마음의 공간까지 깔끔하게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유용성과 빈도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다. 자주 입는 옷들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보관하고, 자주 입지 않은 옷들은 상단이나 하단에 정리한다. 
 
 실용적이고 멋스러운 옷들을 선택한다. 자신의 스타일과 필요에 맞는 옷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마, 바지, 셔츠, 블라우스, 코트 등 자주 입는 기본 아이템은 좋은 것으로 갖추고, 나머지는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구입해 그때그때 조립해서 입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옷의 품질과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며 저렵한 옷을 여러 벌 사느니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품질 좋은 옷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품질 좋은 옷은 더 오래 입을 수 있으며, 자신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부와 행운이 숨 쉬는 공간 디렉팅

 물건으로 가득 차 있는 집은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 물건이 주인이다. 다시 말하지만 물건을 정리하기 전에 공간에 맞는 물건의 양을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멘탈을 탈탈 털리게 만드는 집 열 채보다 수익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똘똘한 집 한 채가 낫듯이 어설픈 물건으로 공간을 꽉 채울 바에는 차라리 텅 빈 공간으로 두는 게 더 낫다.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목표와 비전을 뚜렷하게 갖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성공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소망을 말하는 것이지 실제로 현실화하고 있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다. 내가 사는 집을 부와 행운이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면 공간의 목적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 이 공간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정의하고, 집을 통해 어떤 형태의 행운을 누리고자 하는지를 상세히 계획하는 것이다. 
 

 

 

관점을 바꾸면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산 정상에 서서 드넓은 풍경을 바라보며 새삼 내 마음이 얼마나 작은지 실감했다. 동시에 이렇게 쉽게 마음이 달라질 일인가 싶어 웃음도 났다. 요지부동이던 생각을 흔들어 유연하게 바뀌도록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한 일이라곤 '고작' 산에 가서 넓은 시야로 풍경을 보고 온 게 전부였다. 그러나 나중에 일어난 일을 생각해보면 결코 '고작'이라고 말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을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행동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다른 공간에 서보는 것만으로도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흔히 '입장이 다르다'라는 말을 한다. 입장은 '서다'라는 말과 '장소'라는 말이 합쳐서 이루어진 단어이다. 서 있는 곳이 바뀌면 보는 것도 달라진다. 산 위에서 보는 풍경과 산 속에서 보는 풍경이 다르듯, 내가 어떤 장소에 서 있느냐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달라지는 것이다. 
 서로 다른 것을 보고 있을 때 같은 생각을 공유하기는 어렵다. 입장이 다르다는 것은 너와 내가 서 있는 곳이 다르다는 것이고,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며,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다르게 해석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보는 대로 생각한다. 한 가지 관점만 갖고 있는 사람은 두세 가지 관점을 갖고 있는 사람보다 생각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장님과 코끼리 이야기처럼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라고 믿는 것이다. 코끼리 전체를 볼 수 없기에 코, 다리, 꼬리가 코끼리라고 생각해 버리는 오류를 저지른다.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야속해했지만, 사실은 입장이 달랐을 뿐이다. 그는 그의 입장에서, 나는 나의 입장에서 자신이 보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했으니 견해 차이가 생겼을 수밖에. 그렇기에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는 일은 관점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
 마음이 복잡하면 산에 가든 바다에 가든 카페에 가든 공간을 바꿔보는 습관이 생겼다. 같은 장소에 오래 머무르면 그 장소에 주는 특유의 루틴에 나도 모르게 빠져 있어서 익숙하고 편안한 반면, 새로운 생각이나 관점을 갖기가 어렵다. 새로운 공간이 주는 '낯선 경험'만으로도 사고회로가 다시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공간에 대한 생각이 깊어질수록 삶에서 깨달은 이런 관점도 정리에 적용하게 되었다. 우리가 공간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상, 어떤 공간에 머무리는가에 따라 마음이 달라지고, 마음이 달라지면 삶의 많은 부분이 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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