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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정보

2023년을 되돌아보며

by 리더라이터 2024. 1. 1.

 매년 그렇듯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지만 유독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은 2023년이었다. 실제로 이벤트도 많았던 것 같지만 더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2023년에 기록에 관심을 가지면서 소소한 것들도 의미를 부여하고 기록해왔기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소소하게 나에게 있었던 이벤트와 그것에 대한 감정들에 대해 기록해보려고 한다.

 

1월 

구글 애드 센스 승인

1월에 구글 애드센스 승인이 났었다. 승인 이메일을 받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아마 그 시점쯤 뭔가 구체적인 성과랄까, 결과적인 기쁨을 받은 건 아마 꽤 오랜만이었던 기억이라 더욱 기뻤던 것 같다. 그 때만 해도 애드센스 승인이 나기만 하면 글을 통해서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을꺼라 생각했지만 그만큼 나의 노력이 없었던 것 같다. 최근들어 다시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 중이라 1월의 애드센스 승인으로 기뻐했던 내 모습을 기억하면서 동기부여가 되길 바란다.

 

2월

라디오 사연 소개(커피쿠폰) / 농구직관(LG vs 삼성)

 아침마다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 DJ가 짧은 질문을 남기고 그에 대한 대답을 하면 커피쿠폰을 주는데 그 날 따라 처음으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적어보았다. 늘상 적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기대없이 썼는데 20분 뒤에 나의 이름이 호명되면서 내가 적은 글이 방송되었다. 괜히 들뜨고 흥미로웠다. 덕분에 커피쿠폰을 받았지만 아쉽게도 유효기간이 넘으면서 커피를 실물로 영접하지 못했지만 그 바코드는 아직도 가지고 있다. 뭔가 의미없이 한 행동이 기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몸소 체험했던 좋은 경험이었다.

 슬램덩크 영화가 흥행을 하고 유독 나도 그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 덕분에 농구장을 방문해서 농구를 직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 가는 농구장과 처음 보는 농구 경기에 들뜨고 신났던 경험이 있다. 그 이후로 더 가지 않았다는 것은 흥미가 딱 거기까지였는지도 모르지만 호기심에 무언가를 실제로 행했다는 게 좋았던 기분이었다.

 

 

3월

퍼스널 컬러 진단

 나는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없다. 지금까지 살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고 가끔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주어진 것에 대해서 큰 거부감없이 책임감 있게 해왔던 동력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나는 어떤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지, 흔히 정체성이라고 부르는 것을 찾아가는 중이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나는 옷에도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옷장의 가장 왼쪽에서 꺼내입고, 옷을 정리할 때는 옷장의 가장 오른쪽에 넣곤했다. 규칙을 정해놓듯이. 그것을 본 나의 동반자가 선물로 예약해준 퍼스널 컬러 진단. 나에게 맞는 컬러가 무엇인지 알아가면서 내면 뿐만 아니라 외면도 가꾸고 이왕 옷을 입는 김에 더 잘어울리는 옷을 입게 되었다. 어차피 다양한 옷을 입을 것이 아니라면 가짓수는 줄이더라도 하나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었다. 

 

 

4월

한강뷰 호캉스 / 절친 결혼 (부케) / 멘토링 활동

 호캉스라는 것을 처음 가봤다. 한강뷰가 내려다보이는 신축의 호텔이었고 호캉스라는 것을 큰 마음 먹고 가보게되었다. 물론 나의 동반자가 예약했지만. 여행을 다니더라도 숙소에 큰 돈을 쓰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다. 오히려 액티비티나 다른 경험에 돈을 쓰기를 원했고, 안전하고 깔끔하기만하면 숙소에 큰 돈을 쓰지 않았다. 호캉스를 다니는 사람들이 이해는 되었지만 내가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나는 호캉스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입장에서 그들이 이해되지가 않았던 것이었다. 이번 계기를 통해 호캉스를 왜 가는지는 이해가 되었다. 물론 사람마다 호캉스를 가는 이유는 다를 것이다. 나는 수영을 좋아하지도 않기 때문에 휴양의 느낌을 위한 호캉스보다는 그 여유로움 자체가 좋았다. 들어서자마자 나는 은은한 호텔 시그니처 향기와 탁 트인 뷰를 보면서 갓 내린 고소한 향기의 에스프레소 한 잔을 홀짝이는 그 여유. 아침에는 한강뷰가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앉아서 꽤 그럴듯한 음식을 먹으며 어떠한 시간도 구애받지 않고 식사를 즐기는 그 여유. 시간과 돈이 상관없는 그 여유가 나는 좋았다. 이런 감정을 더 느끼고 싶어서 돈을 벌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가장 친한 친구가 결혼을 했다. 그 부케를 내가 받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정말 다양한 주제의 사건들과 나의 감정을 여과없이 공유했던 친구의 결혼은 나름 내 인생에서 큰 이벤트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친구의 부케를 받아서 더 의미가 있었다. 그 부케 덕분인지 나는 3개월 만에 결혼 준비를 해서 결국 결혼하게 된다.

 회사 차원의 업무로 여기며 시작한 멘토링 활동이 있다. 나와 나이차이도 많이 나고 공감대가 1도 없는 새로운 사람과 강제적으로 친해져야하고 심지어 내가 이끌어야 했다. 이끄는대로 이끌리는것을 좋아하는 내가 누군가를 이끌어야한다는 것은 굉장히 부담이었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멘토링 활동을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일상의 정해진 틀과는 다른 생각과 노력을 들이면서 조금은 시야가 넓어졌달까. 늘 보는 사람들만 보는 것이 아닌 새로운 나이대와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과 소통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는 굉장히 유연한 사고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5월

치통 (어금니,사랑니 발치) / 아침식사 시작

 세상에서 제일 큰 고통은 무엇일까. 이 모든 세상의 고통을 내가 알 수는 없기에 내가 지금까지 살아 온 나의 세상에서는 치통이 제일 아프다는 것을 알았다. 언젠가 또 갱신하는 날이 오겠지만 살면서 정말 통증으로 제일 아팠던 것은 치통이었다. 매복 사랑니 때문에 아픈 줄 알았다. 약을 먹어도 낫지 않고 더 강한 진통제를 처방 받아도 소용없어서 결국은 어금니를 발치했다. 사랑니 때문이 아니라 어금니의 잇몸 염증 때문이라고 한다. 정말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 온 치통은 일주일 간 나를 괴롭혔다. 생니를 뽑는다는 게 아깝자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살짝만 닿아도 몸 전체가 저리고 아팠다. 앓던 이가 빠져 개운하다는 말이 왜 생겼는지 완전히 이해가 된 계기였다.

 원래 아침을 먹지 않는다. 사실 바쁘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 등 여러 이유로 안 먹어왔다. 회사 식당에서는 2,000원을 지불하면 아침식사를 먹을 수 있다. 아침 먹을 시간에 잠을 선택했고, 오전 시간만 버티면 점심시간인데 굳이 돈을 들이면서 먹을 필요 있을까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읽고 어떤 계기로 우연히 아침을 먹어보자고해서 회사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나왔고 무엇보다 내가 기분이 좋았다. 배가 고픔으로써 커피를 찾고, 점심시간이 다와가는지 시계를 보고, 작은 일에도 예민하고 짜증내던 나였는데 오전 시간의 퀄리티가 매우 상승했다. 이 때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아침을 먹고 있다.

 

6월

건강검진 / 축구 직관 / 결혼 준비 시작

 첫 건강검진을 했다. 기본 검진을 받아왔지만 아무래도 내시경이 가장 궁금했던 것 같다.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대장내시경 약을 먹는 고통을 나도 느껴보았고, 수면내시경의 1초 컷 수면 또한 경험하니 너무 신기했다. 결과도 아무 이상 없어서 더더욱 좋게 끝난 나의 건강검진. 역시 건강이 최고.

 친구 덕분에 축구 직관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예매를 어떻게 했는지 정말 대단하네. 덕분에 오후반차를 쓰고 부산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을 직관하는 영광을 얻었다. 중계처럼 해설이 없고 명장면을 다시 볼 수는 없었지만 그 현장감의 감동은 뭔가 나를 들뜨게 하는 것 같다.

 6월에 결혼 결심을 했다. 오랜 연애를 종지부 찍기 위해 우리의 강한 추진력으로 비어 있는 식장을 예약하고 상견례도 진행했다. 글에 적을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미래를 위한 피와 살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의 영역이라고 보기 어려웠던 상견례 또한 잘 마무리되었다. 어른들의 연륜은 정말 대단하다.

 

 

7월

주행 중 방전 (견인차) / 트랙스크로스오버 / 프로포즈/ 스튜디오 촬영 

 2008년식 중고차를 2011년부터 잘 타고 있었다. 뽑기를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할만큼 아무런 탈도 없이 무난하게 잘 타고 있었는데 주행하고 있는데 방전이 되었다. 심지어 곡선 내리막길인 롯데백화점 주차장 내려가는 길에서. 오디오 소리가 갑자기 이상해지고, 차량 잠금장치가 이상하게 동작하더니 갑자기 시동이 꺼졌다. 핸들도 잠기고 브레이크도 딱딱해져서 밟히지 않는 상황. 세상에서 제일 무서웠던 것 같다. 처음으로 탄 견인차였는데 지역 간 이동까지하다니 정말 새로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3월에 쉐보레에서 새로 출시한 트랙스크로스오버를 구경갔다가 예약해두었다. 시점이 참 좋은 것 같다. 출고가 7월 예정이었는데 보란듯이 차가 7월에 고장이났다. 출고까지 2주라서 아까웠지만 발전기를 교체했다. 그렇게 1주일 뒤에 또 주행 중 방전이 되었고 이번에는 배터리도 교체했다. 그렇게 그 차는 다른 주인에게 보내고 새로운 가족을 맞이했다. 항상 무난한 선택만 했던 내가 빨간색 차를 산 것도 신선한 결정이었다.

 그 차가 출고되면서 프로포즈를 받았다. 나의 동반자가 차를 아주 이쁘게 꾸며서 짜잔하면서 프로포즈를 했는데 내가 상황 파악하기도 전에 본인의 감정이 올라오면서 눈물을 보였다. 덕분에 나의 눈물은 쏙 들어갔다. 뭔가 여러모로 벅차고 행복감이 가득했던 느낌이었다. 그 동안의 고생이 한 꺼번에 씻겨가는 기분이었다. 

 스튜디오 촬영을 했다. 누군가가 있으면 의식하는 나로서는 걱정이 많았는데 그래도 생각보다는 재밌게 잘 찍었던 것 같다. 다들 특별한 날에는 스튜디오가서 사진 촬영하던데 왜 하는지 알것 같았다. 전문가의 손길이 닿는 결과물은 다 이유가 있었고 결혼 스튜디오 뿐만 아니라 종종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날의 나의 모습을 많이 남겨두고 싶었다.

 

8월

이사 / 프로포즈

 이사를 갔다. 2017년부터 살던 아주 작은 오피스텔을 6년동안 살다가 드디어 이사를 간다. 물론 이사를 가는 곳도 오피스텔이지만 평수는 훨씬 커졌다. 나는 공간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한 번 더 느꼈다. 그리고 내년에 아파트로 이사를 갈 때는 반드시 이사 용역을 부를 것. 혹은 직접 짐을 옮기더라도 이삿짐 박스는 반드시 사용할 것. 이사의 요령이 없어서 너무 고생했던 것 같다. 나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새출발하는 느낌이었다. 기분전환이 하고 싶을 때 공간을 바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의 동반자가 새로운 차를 선물하며 프로포즈를 했기에, 나도 새로운 보금자리를 선물하며 프로포즈를 했다. 반차를 쓰고 몰래 이쁘게 꾸몄는데 나중에 같이 볼 때는 풍선도 다 떨어지고 볼품없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행복했다. 이러한 소소한 행복이 오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9월

결혼 / 뉴질랜드 / 단발

 인생에 큰 터닝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결혼을 했다. 긴 연애 끝의 결말이 이 사람과의 결혼이라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결혼식 당일은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얼른 영상업체의 편집이 완료되서 영상을 보고 싶은 마음 뿐이다. 결혼식 보다는 앞으로의 결혼생활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의미있게 보낼 것이다.

 어릴 때부터 막연히 가지던 신혼여행지가 있었다. 바로 뉴질랜드. 모든 여행을 마치고 마지막에 가야할 곳이라는 말을 듣고 나도 모르고 그저 각인된 것 같다. 너무 고맙게도 나의 동반자가 받아들여주면서 진짜 신혼여행을 뉴질랜드로 갔다. 시크릿 효과처럼 말 한대로 이루어진다는 게 이런 것일까. 그런 의미로 나는 내가 바라는 것을 계속 상기시키면서 각인시킨다. 정말 이루어진다고 믿으면 진짜 이루어진다는 말. 나의 무의식이 그 상황을 이룰 수 있도록 나도 모른게 그런 선택들을 내린다는데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해외여행을 다녔지만 뉴질랜드는 정말 좋았다. 와카나는 정말 평화롭고 깨끗하고 아늑한 곳이었다. 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지는 그곳을 떠올리기만해도 행복감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과 정말 천국같은 곳에서 같이 시간을 보낸다는 그 행복은 내가 만들어가야 할 목표라는것을 그 때 더 절실히 깨달았던 것 같다. 

 마치 결혼을 위해 머리를 길렀던 사람처럼 결혼이 끝나자마자 단발로 잘랐다. 너무 홀가분했다. 머리도 가볍고 머리를 감을 때도, 말릴때도 너무 좋았다. 불필요한 것을 제거한 느낌이었고 대청소를 끝낸 그런 기분이었다. 나름 고대하던 일이었는지 단발을 자르고나서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10월

캠핑 / 손세차

 차가 바뀌니까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차박하기. 사실 차에서 자는 로망보다는 차크닉처럼 소소하게 불멍할 수 있는 수준의 활동이 좋았다. 몇 가지의 캠핑용품을 사고 장작을 사서 두 차례 정도 차크닉을 했다. 화로에 장작을 태우면서 나는 타는 냄새와 타닥거리는 그 장작 소리는 정말 기분이 좋다. 쌀랑한 계절에 불 앞은 따뜻하고 조금만 벗어나도 추운 그러한 계절에 따뜻하게 커피 한잔하면서 불을 쐬는게 너무 좋다. 이걸 즐길 수 있는 계절이 짧은 것 같아 아쉽지만 그렇기에 할 수 있을 때 해야한다는 세상이치와 찰떡인것 같아서 혼자 또 감명이 깊었달까.

 처음으로 손세차를 해봤다. 15,000원이면 무한대로 세차를 할 수 있는 세차장을 방문했을 때는 돈이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막상해보니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나도 꽤 오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나보다 먼저와서 나보다 먼저가는 고수같은 분들을 보고나니 좀 멋잇었다.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나도 그런 나만의 취미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달까. 그리고 무엇보다 깨끗해진 차를 보니 내 마음도 정화되는 것 같았다. 자주는 못해도 한 달에 한 번은 해줘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었지만 지금을 돌이켜보면 10월 세차 이후 한 번도 안 갔다. 이렇듯 사람은 순간적으로 든 마음을 유지하는게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11월

탕후루 / 코미디연극

 뉴스에서 그렇게 나오는 탕후루를 11월에서야 처음 먹어봤다. 그것도 서울 홍대를 갔다가 처음 먹었는데 처음 먹은 날 당뇨가 걸릴 정도로 종류별로 다 먹은 것 같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 알겠더라. 멀리가지 않더라도 나의 동반자는 이미 중독되었다.

 오랜만에 코미디연극을 보았다. 개그콘서트가 부활한다더라. 나는 가볍게 간 코미디연극이었지만 그 연극무대에 있던 배우들은 간절해보였고 정말 열심히하는 것 같았다. 그들의 열정이 대단해보였고 나는 어떤 것에 열정을 가질 수 있을까 생각을 해봤던 날이었다.

 

 

12월

캐시미어 코트 / 일본 출장 / 성과 A / 콘서트

 평소에 쇼핑을 즐겨하는 편이 아니다. 필요한 것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구매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빈도가 적다. 12월에 돈 생각하지 않고 내가 필요하지만 사고 싶은 쇼핑을 했다. 캐시미어 니트와 코트를 구입했다. 평소 소비하던 것에 비하면 꽤 큰 돈을 썼는데 기분이 좋았다. 그 돈이 아깝다는 느낌이 아니라 기분이 좋고 충만한 느낌이었다. 과소비가 아닌 이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소비라면 종종 필요한 것 같다.

 모처럼 해외출장을 갔다. 골치 아픈 출장이 아닌 벤치마킹 출장이랄까. 마음은 가볍게 떠났지만 생각보다 가서 얻은 자극이 많았다. 회사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스킬 뿐만 아니라 언어적인 부분의 자극도 많이 받았고 무엇보다 같이 동행했던 상무님이 존경스러웠다. 다른 부서의 상무님이었기 때문에 겉으로만 보여지는 부부과 소문으로만 들었던 조금은 부정적이었던 평가는 내가 직접 본 부분과는 조금 달랐기 때문. 물론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내가 받은 느낌들은 나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기에 좋게 활용하려고 한다.

 10년 넘게 회사를 다녔지만 처음으로 성과를 잘 받았다. 구체적인 사실들로 잘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그동안 잘 쌓아왔던 나의 순간들이 모여서 그렇게 만들었다고 믿고 있고 나는 야망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인정을 받는다는 건 또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 받기 위해 노력하지는 않을것이다. 그게 또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나한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내 역할을 다한 것에 인정받는 순간이 온다면 그 순간에 감사하고 만족하고 더 열심히할 뿐. 결과적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연말이면 콘서트를 매번 간다. 올해도 콘서르를 가면서 조금은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이런 경험은 더 나은 다음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좋게 생각한다. 첫째, 좌석이 평지로 배치된 것은 피할 것. 둘째, 내가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의 가수일 것. 셋째, 음색깡패보다는 가창력깡패 가수일 것. 넷째, 내가 공복이 아닐 것

 

 

 돌이켜보면 행복이 가득했던 2023년이었다. 2024년도 행복 가득하게 만들 수 있다. 나한테 달린 일이니까. 상황들은 늘 중립적이었고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것은 나이고, 그 결과 또한 내가 만드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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